Red Light Salpuri, 2025

해설⎟안녕하세요. 무용수 박주현입니다. 춤을 감상하시기 전에 춤에 관한 설명을 드리면 더 풍요로운 시간이 되실 것 같아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살풀이춤은 지역과 류파마다 그 성격과 특징이 다릅니다. 어떤 춤은 무속의 색이 짙고 어떤 춤은 궁중의 색이 짙으며 어떤 춤은 기방의 색이 짙습니다. 물론 오늘은 기방의 색이 짙은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매방류 살풀이춤은 1990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한국 전통춤입니다. 이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이야기는 이매방 선생님이 권번 출신이시라는 것입니다. 권번은 쉽게 말해 기생조합입니다. 조선시대 관아 소속이었던 기생들이 일제강점기에 관기 제도가 해체되자 먹고살 길을 찾기 위해 만든 이익 집단이지요. 권번의 기생들은 이른바 술 시중을 들고 접대를 하는 ‘창기’와 구별되는 ‘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이었습니다. 조선 말기에는 실력에 따라 일패 기생, 이패 기생, 삼패 기생이 나뉘었는데 삼패 기생은 창기와 마찬가지로 취급되어 일패 기생의 춤을 모방하기도 하고 매춘을 겸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한국춤의 역사는 기생의 삶에 빚졌으나 우리춤이 빚진 삶은 창기가 아닌 예인으로서의 기생이라는 자기 분열 가운데 기록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은 한국춤은 언제나 기생과의 관계 속에 위치 지워졌다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삼패 기생과 창기의 춤은 어땠을지 상상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연원의 살풀이춤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살을 천에 실어 갈라내고 풀어내어 신명의 세계로 이끈다는 서사를 공유합니다. 올 한 해 우리가 떠나보낸 성노동자 동지들을 기리며 춤 한판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러닝타임⎟16분
공연 일정⎟2025년 12월 18일 오후 8시 동네극장(서울시 동대문구 안암로6길 19 지하 1층)
안무 및 출연⎟박주현
흑백 사진⎟박주현
사진 기록⎟곽예인, 황아림(W/O F.)
영상 기록⎟홍지연
주최 및 주관⎟성노동자 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이매방류 살풀이춤」 
안무⎟이매방







사방이 막혀 있고 전신 거울이 있는, 2024

기획의 말⎟현대시 연구자 김선빈과 무용수 박주현은 2년 6개월간 일기, 메모, 말, 돈, 기술 등을 교환하며 ‘무용수’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아마추어 무용수’에 관해 탐구해 왔다. 김선빈에게 무용수가 된다는 것은 “사방이 막혀 있고 전신 거울이 있는 공간에 익숙해지는 일”이기도 한데, ⟨사방이 막혀 있고 전신 거울이 있는⟩은 무용수가 자신의 몸과 기술을 단련하는 공간인 동시에 무용수를 생산하는 제도로서의 무용실로부터 출발한다. 춤추는 한 명의 사람과 응시하도록 강제된 사람(들), 예매자 명단, 합의된 침묵, 음악이 송출되는 스피커, 사방이 막혀 있고 전신 거울이 있는 공간은 김선빈을 비/무용수의 경계 어디에 위치시키는가? 김선빈은 ‘아마추어 무용수’인가?

러닝타임⎟20분
공연 일정⎟ 2024년 11월 2일 오후 3시・5시 무무히어(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66 3층)
안무 ⎟박주현
출연⎟김선빈
낭독 자문⎟배선희
그래픽 디자인⎟황아림
사진 기록⎟홍지영
하우스 매니지먼트⎟양한나
주최 및 주관⎟발코









몸 풀기, 2024

기획의 말⎟콜렉티브 매듭의 김현진, 김혜윤, 박주현, 송영선, 이유진은 김영희 호흡기본, 자진모리, 휘모리, 산조를 실연하고 ‘몸 풀기’라는 사적 경험과 공연이라는 공적 형식 사이에 촉발되는 몇 가지 물음을 다룬다. 이질적인 몸의 역사를 지닌 다섯 사람은 ‘같이 몸 풀기’를 통해 잠시 ‘우리’가 되지만, 이 느슨한 ‘우리’의 감각은 각각의 레퍼토리를 둘러싼 각기 다른 기억과 습관으로 인해 이들을 ‘하나’로 수렴시키지 못한다.

러닝타임⎟50분
공연 일정⎟2024년 3월 22일 오후 8시・23일 오후 3시・6시 스튜디오 오픈셋(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40길 41 2층)
공동 기획 및 출연⎟김현진, 김혜윤, 박주현, 송영선, 이유진
제안⎟김현진
홍보⎟이유진
텍스트⎟박주현, 송영선
포스터 디자인⎟박주현
사진・영상 촬영⎟김지산
주최 및 주관⎟콜렉티브 매듭